야베스의 기도 설교
야베스의 기도
(대상 4:9-10)
2023. 4. 26.(수)
성경에서 읽어나가기 힘든 곳이 출애굽기 하반부와 레위기, 그리고 역대상입니다. 특히 역대상은 아담으로부터 시작해 바벨론에서 귀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루하게 나열합니다. 1장부터 9장까지 500명이 넘는 생소한 이름들만 나오니 무슨 재미가 있을까요? 역대상 읽어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읽다보면 이름이 쭉 나오니까 하나씩 읽다보면 잠이 오려고 합니다. 그래도 성경이니까 읽는데 그 부분은 정말 힘듭니다.
읽다가 너무 지루해서 성경을 탁! 덮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이야기 하나가 불쑥 나타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4장 9-10절입니다. 야베스는 그 형제보다 귀중한 자라. 야베스에 대한 이야기가 짧게 나옵니다.
오늘은 야베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 번 기도의 중요성을 마음에 새기기를 원합니다.
야베스는 그가 한 일 때문이 아니라 그가 한 기도 때문에 그리고 그 이후에 일어난 기도의 응답 때문에 기록에 남겨진 인물입니다. 한 사람이 바르게 기도하기로 작정했을 때 경험한 은혜와 축복에 대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러한 기도를 주님 앞에 올려드리기를 원합니다.
첫 번째, 야베스의 기도는 고통 중에 올린 기도였습니다.
야베스의 어머니는 아들을 낳았을 때 고생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9절 마지막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이는 내가 수고로이 낳았다 함이었더라”. 뭔가 밋밋해보이지만 영어 성경으로 보면 좀 더 직설적으로 나와 있는데요. “I gave birth to him in pain.”(저는 고통 속에서 그를 낳았습니다.)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해산의 고통이 없는 자녀는 없죠. 그렇다고 해서 내 자식의 이름을 “고통, 고난”이라고 짓는 부모는 없습니다. 그런데 야베스의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야베스, 고통”이라고 지었습니다.
(예화) 야곱도 베냐민을 낳을 때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라헬은 베냐민을 낳다가 결국 죽고 말았지요. 죽으면서 이름을 “베노니”라고 했는데 뜻이 “내 슬픔의 아들”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야곱은 그 이름을 바꾸어서 베냐민, “내 오른손의 아들”이라고 바꿨습니다.
야베스가 처한 상황도 아마 굉장히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고통”이라고 지었겠지요. 야베스의 뜻은 ‘고통을 불러오다’라는 뜻입니다. 야베스의 어머니는 그 좋은 이름 다 놓아두고 ‘고통’이라 지었습니다. 뭔가 그의 출생이 평범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심하게 입덧을 했던지, 남편이 반대하는 아기였던지.. 어떻든 간에 축복 받으면서 태어난 아이는 되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마음에 남았으면 아기의 이름을, “너는 엄마의 마음을 괴롭게 했다”라는 뜻으로 했을까요?
야베스는 자라면서 자신의 이름에 얽힌 사연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고통이라는 이름. 그러나 야베스는 이름에 담겨진 예언적 의미를 거부했습니다. 장래에 대한 침울한 징조에도 굴하지 않고 그는 하나님에게 자신의 미래와 장래를 맡기기로 작정했습니다.
야베스는 야곱을 주목했습니다. 야곱의 이름도 특이하죠. “뒤꿈치”라는 뜻입니다. 형의 발 뒤꿈치를 잡고 나왔다는 건데요. 야곱이라는 못된 이름을 가졌지만 야곱은 하나님과 씨름하여 축복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바꿔주셨습니다. 그 하나님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주시는 그 이름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는 자기 이름에 자기의 운명을 걸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에게 자신의 운명을 걸었습니다. 자기가 태어난 출생 신분, 출생 할 때의 어머니의 고통, 축복 받지 못한 출생의 한계에 가두어 놓지 않았습니다.
야베스는 복을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이름으로 볼 때, 복 없이 태어났고 앞으로도 계속 고통을 불러오는 삶을 살 것입니다. 부모의 덕, 특히 아버지의 덕을 보지 못하고 살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한계이고, 그의 출생의 한계입니다. 사람을 바라보고 환경을 바라보면 복 없는 고통의 생애이지만, 진정한 복은 환경이나 부모, 조상, 사람에게서 오는 것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늘을 향해 눈을 들며 하나님께 위대한 기도를 드리기 시작합니다.
“하나님! 복을 주시되 복에 복을 더하여 주십시오!” 개역개정은 “내게 복을 주시려거든”이라고 되어 있지만 개역한글 번역에는 옛날 성경에 “원컨대 복에 복을 더하사”라고 되어 있습니다. “아뢰어”라는 단어도 그냥 말하는 게 아닙니다. 원어로 보면 “울부짖다”라고 되어 있고 영어 성경(NIV) cried out 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고통 중에, 고난 중에, 역전의 기도를 올려드린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의 모든 기도를 들어주셨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가슴속에서 읊조리는 기도가 아닙니다.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고막이 찢어질 정도로 큰 소리로 하나님께 기도하는 내용입니다.
복 주시옵소서! 복 주시옵소서! 수없이 달라고! 부르짖는 기도였습니다. 오늘 이러한 기도가 하늘에 상달되고, 그 기도의 모든 제목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두 번째, 야베스는 지경을 넓혀달라고 기도합니다.
야베스 당시는 가나안을 정복하고 약속의 땅을 분배해 주던 때였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없고 출생 자체가 환영받지 못한 형편이기에 그의 몫의 땅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자기 밭을 걸어보고 말뚝의 경계를 재어보다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대로는 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실은 초라했습니다.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습니다. 빽도 없고 물려받은 재산은 고작 그게 전부였습니다. 그에게 더 큰 지경을, 더 넓은 삶의 영역으로 확장시켜 주실 이는 하나님이라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자기가 물려받은 작은 영역에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너무 좁습니다! 나의 지경을 넓혀주옵소서!”
나의 삶의 영역을 넓혀주옵소서! 나의 활동영역을 넓혀 주옵소서! 이것은 너무 좁습니다. 나에게 더 큰 기회를 주십시오! 하나님을 위해 더 많은 일들을 하게 해주십시오!
“지경을 넓혀 주옵소서”라는 것은 단순한 물질적인 땅에 관한 이야기, 부동산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말로 지경이라고 번역된 단어는 영어로 territory입니다. 땅의 범위를 말하기도 하기만 무형의 영향력을 말하기도 합니다.
하나님, 우리의 인생이 고통의 인생, 고통을 가져다주는 인생이 아니라 “영향력을 끼치는 인생”, 복된 인생이 되게 하소서! 야베스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시는 하나님, 역전시키시는 하나님, 반전의 하나님을 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 이 용인 땅에, 이 나라 대한민국에, 예수 공동체가 확장되게 하소서. 다시 한 번 부흥의 불길이 피어나게 하소서. 선한 영향력이 퍼지게 하소서. 그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의 기도가 새로워지기를 원합니다. 우리 가정의 지경을 넓혀주소서. 영향력을 끼치게 하소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게 하소서.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하소서. 은혜의 통로가 되게 하소서. 그렇게 기도하는 우리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야베스처럼 그 모든 고통에서 자유케 되고, 그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도구가 되고, 하나님이 사용하시고, 그 선한 영향력을 뻗쳐나가는 가정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결론 예화) 화창한 토요일 오후, 아빠와 어린 아들이 텃밭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아들과 함께 잡초를 뽑고 있던 아빠는, 구석에 돌이 있는 것을 보고 아들에게 밖으로 치워보라고 했습니다.
아들은 힘껏 밀어서 치우려고 했지만 꼼짝을 하지 않았습니다. 한참 동안 낑낑대던 아들은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아빠, 못하겠어요. 제 힘으로는 이 돌을 움직일 수가 없어요."
"아들아,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면 너도 얼마든지 그 돌을 치울 수 있단다."
아들은 다시 기운을 내서 돌을 움직여 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여전히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아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울먹이게 되고 아빠는 아들의 등을 토닥이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네가 돌을 움직여보려고 애쓰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단다. 그런데 한 가지 사실을 잊고 있더구나."
아빠의 말씀에 아들은 두 눈이 호기심으로 동그래졌다. 아빠는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너는 네 옆에 아빠가 이렇게 서 있다는 것을 잊고 있더구나. 나는 언제든지 너를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는데, 나에게 도움을 구할 생각조차 하지 않더구나."
아들은 금방 눈을 반짝이며 아빠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아빠와 힘을 합쳐 큰 돌을 잔디밭 밖으로 밀쳐낸 아들은 기뻐하며 외쳤다. "아빠, 우리가 해냈어요.“
우리에게는 기도의 특권이 있습니다. 기도의 능력이 있습니다. 야베스처럼 구하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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